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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소식

베이비몬스터, 블랙핑크 붙잡는 YG에 구원타자 될까

YG엔터테인먼트는 근래 가장 잦은 구설에 오른 연예기획사다. 빅뱅 전 멤버 승리의 구설을 시작으로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 수장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의 소식을 연예뿐만 아니라 사회 면에서도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팬덤을 떠나게 하는 일련의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YG 자체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잇따랐다. 반면 이 시기 동안 지난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걸그룹으로 떠올랐다. 회사가 휘청거리고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는 상황 속에서 블랙핑크는 사실상 YG의 '소녀 가장' 역할을 해왔다.

지난여름 전속계약이 만료된 블랙핑크와 YG의 재계약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YG 측은 블랙핑크 멤버들과 재계약과 관련된 갖은 추측에 "확정된 바 없고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블랙핑크가 YG와 다시 동행하게 될 것인지 곧 알려지겠지만, YG 입장에서 빅뱅 재계약 때보다 블랙핑크의 존재가 더욱 간절해 보인다. 앞서 YG가 블랙핑크에 이어 론칭한 그룹 트레저는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에 반일 감정이 한창일 때 세상에 나왔다. 일본인 멤버의 숫자는 적지만 비중은 컸던 트레저는 2020년 데뷔 후 선배 그룹보다 임팩트를 주진 못했다. 멤버 구성 특성상 일본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활약하고 있지만, '홈그라운드'인 한국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YG는 빅뱅, 2NE1 이후 자연스럽게 블랙핑크에 의존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졌다. 자신들만의 색깔이 뚜렷한 YG는 그들의 DNA를 물려받고, 여기에 실력은 물론 미모까지 갖춘 블랙핑크로 세계적인 연예기획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기존 그룹들과 새로 론칭한 그룹들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블랙핑크에 힘을 몰아주는 모양새가 됐다. 트레저의 성공이 중요했던 것도 회사를 끌어나갈 하나의 새로운 축의 탄생이 필요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트레저가 데뷔할 당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었다. 트레저는 이러한 시기와 맞물려 새로운 YG 그룹의 콘셉트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아쉬웠다. 그동안 YG 남자 그룹들의 성공 공식이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선발도 트레저에게는 잘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베이비몬스터의 데뷔에 YG의 추후 2020년대의 성패가 달렸다. 블랙핑크의 재계약이 불투명하고, 이들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베이비몬스터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 27일 공식 데뷔 싱글 'BATTER UP'를 발표했다. 올해 1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베이비몬스터 론칭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4년 동안 월말 평가를 통해서 저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세상을 놀라게 해 줄 스타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트레저 데뷔 때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으나 베이비몬스터 때에는 다시 일선에 복귀했다.


베이비몬스터의 중요성은 그룹의 면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이비몬스터는 루카(일본), 파리타(태국), 아사(일본), 라미(한국), 로라(한국), 치키타(태국)로 이뤄진 다국적 그룹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멤버로 구성됐다. 블랙핑크, 트레저에서 성공을 거둔 리사(태국), 요시(일본), 아사히(일본), 하루토(일본)를 떠올리게 한다. 그동안 해당 국가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만큼 YG는 베이비몬스터의 한국 외의 멤버 구성도 신경 쓴 듯 보인다. 물론 해당 국가에서 출중한 실력의 연습생들이 데뷔한 것도 있겠으나 YG에서 인기가 보장된 국가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베이비몬스터는 유튜브채널을 통해 서바이벌 형식으로 멤버를 선발했다. YG는 베이버몬스터를 세상에 드러내는 순간부터 그들이 가장 잘하고, 보장된 방법을 선택했다.

YG는 베이비몬스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BATTER UP'에서도 가장 YG스러운 음악을 앞세웠다. 'BATTER UP'은 힘 있는 베이스라인, YG 특유의 힙합 분위기에 멤버들의 보컬, 랩 파트가 적절하게 조합된 트랙이다. 마지막 후렴구에서 멤버들의 '떼창' 또한 YG 그룹들의 특기 중에 하나다. 뮤직비디오에서 볼 수 있듯이 걸크러시를 강조하는 의상, 액세서리 등 패션을 통해 음악을 시각화했다. 2NE1, 블랙핑크로 이어지는 YG 걸그룹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트레저가 기존 YG 남자 그룹보다 최근 아이돌의 매력을 어필하려고 했다면, 베이비몬스터는 YG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 대중이 YG에 바라는 걸그룹이면서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콘셉트다. 베이비몬스터에 앞서 블랙핑크의 성공을 오랫동안 지켜봤던 대중의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BATTER UP'은 야구 경기 중 심판이 다음 타자를 부를 때 사용하는 신호라는 뜻이다. 곡 제목에서도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는 베이비몬스터를 향한 YG의 기대가 엿보인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소식이 요원한 상황에서 베이비몬스터는 YG 입장에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그룹이다. 어느 때보다도, 어느 그룹보다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베이비몬스터가 블랙핑크의 다음 타자, YG의 구원 타자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블랙핑크가 함께 YG 소속으로 걸그룹 투트랙 활동으로 YG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이제 데뷔한 베이비몬스터에 수많은 것들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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